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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록적인 기록

그러고 보니

FunkyClinic 2016.05.09 21:40

너무 오랜만에 찾은 블로그라 높임말을 쓰게 되네요. 누가 볼지는 모르겠지만... 아무도 안 보겠죠.

 

정해진 장소에 정기적으로 출근하여 노래 (혹은 구걸...)을 해왔었는데, 이러저러한 사정에 의해 다른 장소를 떠돌다가 몇 달 만에 다시 찾아온 느낌입니다. 그래본 적은 없지만 대강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... 아무도 기억하지도 신경쓰지도 않지만 괜히 혼자 어색해하는 노래꾼(혹은 거지)의 심정이네요. 아마 몇몇 분은 "어 그러고보니 여기서 맨날 그 노래하던 사람(혹은 그지새끼) 요즘 뜸하네?" 라고는 생각해봤을지도 모를 일입니다. 음.. 아니다. 모르겠네요ㅎ



좀 건방진 비유겠지만... 제가 좋아하던 Acky라는 일본댄서가 메이져 배틀 등에서 한창 휩쓸다가 갑자기 뜸해졌기에 이에 대해 한 선생님께 여쭤본 적이 있었습니다. 그 선생님께서는 '자신만의 깊이를 추구하는 단계가 되면서 남이 평가해주는 것에 초연 또는 무관심하게 된 것'이라 해석을 해주신 적이 있는데요.  


아.. 원래는 제가 바로 그때의 Acky와 같이 '깊어지고 있었다'라고 쓰려고 했는데, 쓰다보니 개소리인 것 같습니다. 깊이는 무슨... 전 그냥 병신이었던 것 같네요. 그리고 Acky 아저씨 얘기도 너무 옛날 얘기고요. 



어쩐지 굉장한 옛날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. 예전 같으면 블로그에 적어볼 만한 이야기들을 친구들과의 서신...까지는 아니고 에버노트를 통해 극소수의 친구들과 일기장을 공유하며 한동안 지냈습니다.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고요. 동시에 예전의 일기를 모두 닫았습니다.



몇 년 전 만해도, 술 먹은 날은 술을 마셨다- 라고도 쓰고 섹스를 했으면 오늘도 조루였다-라고도 적고.. 뭐 참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들도 마음 편히, 어쩌면 되게 용감하게 인터넷에 올리곤 했었는데요. 아마도 쓰잘데기 없는 일상을 그렇게라도 쓰면 좀 쓰잘데기가 있어질까 하는 마음에 비교적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. 하지만, 블로그를 그만둔 후 실제의 삶을 쓰잘데기 있게 만드는데 제법 충실했었기에, 이제는 달라진 제 모습을 다시 보여드리고자 합니다! 라고 시작하고 싶지만 봐줄사람도, 딱히 달라진 것도 없습니다. 



며칠 전 하루키 아저씨의 신간을 읽으며 혼자 되게 어색해했던 것이 기억납니다. 

순전히 제 시간대와 제 인생 속도의 관점에서 느끼는 말도 안되는 피드백이지만, 3~40대의 형님과 너무 많이 달라진 것 같아 좀 슬프고 야속하기도 했습니다. 물론 좋지 않았던 건 아니고요. 여전히 리스펙하는 저의 영원한 따거입니다. 


따거가 저보다 젊으셨을 때 메이지 진구 구장에 비스듬히 누워 맥주를 빨아드시며 야쿠르트의 1번 타자 힐턴이 쳐내는 2루타를 보며 소설가가 되겠다고 결심 하셨듯이, 저도 지난 주말 오후 고추를 긁으며 하루키 아저씨의 신간을 읽던 중 아 블로그라도 다시 해야겠다 라고 결심한 것으로 해두고자 합니다.



그러고 보니 저는 늘... 까지는 아니고 종종, 내용과는 무관한 (어쩌면 어글리한 내용을 무마하고자) 

예쁜 사진들을 첨부했었는데요. 이것도 다시 해야겠습니다.




 

그러고 보니 2  

저는 근 십 년 간 '바탕체'로 블로그를 해왔었는데 

뭐 다음부터는 다시 바탕체로 적어 봐야겠습니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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